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이 끝나면서 아시아나가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퍼스트 클라스 라운지를 다시 오픈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요즘 멤버십 레벨이 높아진 분들도 많고 해서 항상 비즈니스 라운지는 복잡했었고, 간혹 앉을 자리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코로나 이전의 나름 만족했던 라운지를 기대하면서 재단장 오픈한 아시아나 퍼스트 라운지를 방문하게 되었다.
퍼스트 라운지는 어디로? 비즈니스 수트 라운지
체크인을 하고 탑승권을 받았는데, 예전에는 “First Lounge Invited” 라고 되어 있었는데, “Business Suite Lounge Invited”라고 표시가 되어 있었다. “음 내가 회원 레벨이 강등된건가?” 하는 생각을 하며 라운지로 향했다.
인천공항 1터미널에는 총 3군데의 아시아나 라운지가 있다. 이 중 비즈니스 수트 라운지(구 퍼스트 라운지)는 동측 11번 게이트 근처에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분위기가 아시아나 로고와 함께 약간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올라와서 오른쪽은 비즈니스 라운지이고, 왼쪽이 비즈니스 수트 라운지이다.
외형은 그대로, 서빙되는 음식은 기대 이하
큰 변화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거의 3년만에 재개장이라 약간의 궁금증은 있었다. 당연히 외형적으로는 큰 변화는 없었다. 약 2주 전에 방문했던 비즈니스 라운지에 비하면 역시 손님들이 많이 없고 항상 한가한 라운지라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들 뿐이다. 그럼 잠깐 아시아나의 비즈니스 수트 라운지를 한번 돌아보시길.
예전 그대로의 외형은 반갑기도 했지만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서빙되는 음식이었다. 예전에는 가볍게 샴페인 한잔 하면서 연어 샐러드와 가벼운 고급 안주들이 제법 있었는데 완전히 라인업을 변경해 버렸다. 그리고 식사 시간이 되면 주방에 주문해서 가볍게 한끼 때우기 좋았던 라면/우동 등도 더 이상 서비스하지 않는다고 했다. 뭐 라운지에서 먹는걸로 뽕을 뽑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예전의 추억이 있어서일까. 허전함과 서운함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럼 어떤 음식들이 서비스 되는지 주욱 한번 살펴보자.
비즈니스 라운지와의 차이점은 서빙되는 술과 샴페인의 수준이 조금 높은 정도, 그리고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뿐인 것으로 보인다. 아 탄산수가 있다는 것도 차이점은 차이점이겠군 ㅜㅜ
음식 서빙에 조금 더 신경을 써주길…
라운지는 비행의 피로도를 줄이고, 탑승 전 여러가지 재정비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비즈니스 미팅을 할 때도 있고, 한 끼를 해결하는 고급 식당의 역할도 대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 새로 개장(2023년 6월)한 아시아나 비즈니스 수트 라운지는 서빙되는 음식이 격에 맞지 않고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아시아나 전체 노선에서 이제 퍼스트 클라스는 운영하지 않는다고 하니 이름을 변경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통해 충성(?)심을 보이는 장기 우수 고객들에게는 조금 더 신경을 써도 괜찮지 않을까.
** [한달 후 재 방문기 – 2023/7/30] 변함 없는 서비스 ^^
7월에 다시 비즈니스 수트 라운지를 방문했다. 지난 달에는 오픈 직후이니 뭔가 시기적으로 부족함이 있었을거란 혼자만의 희망을 간직했으나 큰 차이는 볼 수 없었다. (사실 첫 방문 때 QR 코드로 입장이 안되는 등 재오픈 후 이해가 되는 미숙함 들이 보이긴 했었다.)
결론적으로 서빙되는 음식이나 시스템은 큰 변화가 없었고, 향후 운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도 비즈니스 라운지에 비해서 항상 여유 있는 공간을 사용한다는 것은 큰 장점임에는 틀림 없다. 재방문 때 찍은 사진들로 한번 더 돌아보고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샤워실 사용 에피소드
이날은 밤 비행기라 제법 오래 라운지에 머물렀다. 생맥주도 한잔하고 책도 한권 독파하고 ㅎㅎ 탑승 전에 마지막으로 샤워를 하고 싶어 요청을 했는데, 잠시 머뭇거리더니 “오늘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순간 고민 했다. 약간 덥기도 한데 그냥 냉수 마찰 한번 할까? 그런데 비즈니스 라운지 샤워실은 온수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이 나이에 냉수마찰은 위험할 것 같아 비즈니스 라운지 샤워실을 사용하기로 했다.
게이트를 나와 비즈니스 라운지로 향하는데, 안내 직원이 바구니를 하나 들고 온다. 목욕탕 갈 때도 안들고 가는 바구니를 ㅎㅎ 뭐냐고 했더니 “사용하는 용품이 달라서 비즈니스 수트 라운지용 샤워 용품을 별도로 들고온 것”이란다. “오… 이런 것도 차이가 있구나” 하고 바구니 받아서 바로 입장했다. 어떤 용품이 차이가 나는지는 아래 사진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출장이 잦은 탓에 세계 여러 항공사들을 이용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시아나의 지상 및 기내 서비스는 Top 클래스에 속한다고 느끼고 있다. 작은 바람이지만 서빙하는 음식에 조금 더 신경 쓰면 큰 불만없는 라운지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새삼스럽게 인천 공항에서 첫 라운지 초대를 받았을 때가 생각난다. 그 이후로 주욱 마일리지의 노예가 되어 가능하면 스타 얼라이언스를 이용하게 됐었다지… 나이를 먹은 만큼 회원 레벨도 올랐고 내 주름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
세월마차의 일따라 바람따라, 오늘 편 끝!